창립120주년기념사

keimyung university 120th anniversary

함께 만든 계명 120년
함께 빛낼 계명 120년

KEIMYUNG UNIVERSITY 120th ANNIVERSARY

계명대학교 창립 120주년의 의미

  • 계명의 뿌리는 1899년, “은둔의 나라” 조선 대구의 선교지 어느 초가삼간에 문을 연 미국 약방과 제중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120년 동안 계명은 하나님의 뜻 아래 초창기의 안의와(James Adams), 장인차(Woodbridge Johnson)와 같은 선각자들의 혼신의 열정과 더불어 후대의 결집된 노력으로 지금의 교육 및 의료기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성장의 한 부분으로 오늘 교직원 여러분들께서 여러 영역에서 수상을 하셨습니다. 깊은 존경과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장의 축복으로 우리대학교가 한 개의 작은 캠퍼스로 시작해서 지금은 동산, 대명, 성서, 달성, 칠곡 등 다섯 개의 캠퍼스로 성장했습니다. 학교에서는 1,200여 명의 교직원 선생님들이 24,000여 명의 제자들을 100여 개에 달하는 전공 영역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각종 대형 국가정책과제와 교육혁신사업을 유치하였으며, 매우 잘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의료원 역시 하나의 작은 약국, 보건소에서 오늘의 대구동산병원(서문시장 앞), 경주동산병원에 이어 지난 4월에 개원한 성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등 세 개의 병원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의료원 통산 1,500여 병상을 갖추고 ‘메디시티 대구’의 주역이 되고자 합니다.

    오늘의 계명이 있기까지 많은 시련과 도전이 있었습니다만, 희망을 잃지 않았던 120년의 성장 기간 동안 국가 교육 당국, 우리 지역의 많은 역대 기관장, 교회 지도자, 지역주민, 외국 관계자들의 지원과 격려, 성원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이 고등교육기관 계명대학교의 창립기념일이기에 우리의 목표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계명대학교의 교육목표는 ‘학문의 탁월성 추구와 교육의 윤리성 앙양’입니다. 훌륭한 가치를 지닌 목표라고 하겠으나 가치의 실현 방법은 시대적 변화, 국가사회의 변천에 따라 수정 보완되어야 합니다.

    21세기에는 고등교육의 조건이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실용원칙에 근거하고 있고, 새로운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상업용 지식 증대와 기능형 인력 배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와 교육을 강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동시에 후세대의 산학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집중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더 빠르게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따르게 되는 큰 위험성 또한 인지하고 있습니다. 인문과학적, 예술적 문화의 창달은 이차적인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탁월성은 자연히 산업공학적 탁월성이 되고 있고, 윤리성은 인간 존엄의 포괄적인 윤리성보다는 산학의 결실인 세부적인 정보와 특허 등의 표절 및 모방 등과 관련된 상업적 도덕성으로 변질될 것입니다. 더 심각하게는 인공지능, 자동화의 확산으로 인간 능력이나 노동력, 인간 자신이 무용지물이 되거나 인간의 가치가 지식의 실용성, 이공학적 산업성, 경제적 상업성과 직결되어 인간성의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발생할 것입니다.

  • 세 번째 회갑을 시작하는 우리의 첫 책무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각종 편의 도구에 의존하고 예속되어 결국에는 인공지능 자체, 알파고-제로나 또는 특이점에 구속되는 인간조건에서 그 조건 자체를 승화시킬 수 있는 인간의 본질성에 대한 연찬입니다. 인공지능의 산업혁명 위에, 그 혁명의 진로를 평가하고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인간만이 부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현실적인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안고 있는 ‘지방대학’이라는 문제는 불행하게도 정신적으로 협소한 우리 문화의 한 단면이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우리 문화권 밖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대학교에는 이번 학기에도 70개국 1,7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고, 27개국 130명의 외국인 교수님들이 재직하고 있으나, 앞으로 교직원 인력이나 학생인구의 구성 및 국제사회와의 교류 등을 더욱 폭 넓게 구상해 나가고자 합니다.

    물론 전체 공동체의 생활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합니다. 등록금이나 학교 경영에 대한 국가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10년 넘도록 이어지는 임금 동결의 문제에 대해서도 탈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최소한 지금의 임금 동결에 추가적인 임금 동결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을 갈망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제자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인간의 높은 자아인지입니다. 한 인간 개인은 전 인류의 정신적 태산의 한 핵, 인류의 역사적 대하의 한 줄기라는 상황을 인지합니다. 자아의 평온은 타자의 고난과 연결되어 있고, 부유가 빈곤을, 더 깊게는 영혼의 빛이 육신의 제한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멀리서 울려오는 환희나 통곡의 종소리가 “당신을 위해 울린다”는 인륜적 가치를 인지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안위를 넘어 자연을 포함한 타자를 위할 줄 아는 삶이 인간의 인간됨을 규명한다는 것을 열심히 가르칠 것입니다.

    학교 역사에 있어서 두 번째 세기를 시작한 우리의 현실적 과제는 초창기 계명의 선각자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에 의지해 실현한 가르침과 섬김과 나눔의 생활을 보존하면서 인공지능적 생산 능력과 겸허한 자세를 겸비한 계명생명공동체가 더 높은 차원에서 자신의 실존적 본질을 연찬해 나가는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초상화인 Tabula Rasa에 하나의 큰 획을 그려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이것이 120주년에 하나님께서 우리 계명인에게 부여하시는 소명입니다.
    학문의 탁월성 추구 Pursuit of Academic Excellence
    교육의 윤리성 앙양 Enhancement of Ethical Values
    실존의 본질성 연찬 Search for Existential Essence
    계명의 앞날, 계명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의 앞날,
    특히 대한민국의 앞날 위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계명대학교 총장
    신 일 희